6. 지분 투자가 정말 위험할까?
기획부동산 사기가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토지 투자에 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토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면 기획부동산 사기 조심하라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이다.
TV, 신문 기사 등 많은 매체에서 기획부동산에 대해 다루는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기획부동산 업체와 일반 토지 분양 업체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사실 제대로 공부하고 투자한다면 토지 투자, 땅테크만큼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는 투자처도 드물다.
일반적으로 기획부동산 업체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아무런 쓸모가 없고 가치가 없는 쓰레기 땅을 지분투자로 묶어 비싸게 파는 것에 있다. 이것은 3대가 지나서야 본전을 찾을까 말까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 불행 중 다행인 것이 토지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에 따라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하나의 다행스러운 예가 있다. 10~20년 전, 당시 1만 원도 안 하던 토지를 기획부동산에서 20만 원에 투자한 분이 계시는데 당시에는 팔지도 못하는 땅을 비싸게 샀다고 사기를 당한 것에 매우 분노했지만 최근에는 그 땅값이 100만 원이 넘어간다고 한다. 이 땅을 팔았던 기획부동산 업체조차 이 땅의 미래를 모르고 팔았던 것이다. 토지이기 때문에 사기를 당해도 어느 정도 이런 행운도 있는 법인 것 같다.
사실 부동산을 현재 가치보다 조금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은 경우에 따라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저렴하게 주고 사면 제일 좋은 것이지만, 미래에 현재 가격보다 비교할 수 없이 가치가 오를 것이 확실하다면 웃돈을 주는 것도 괜찮기 때문이다. 다만 기획부동산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지분투자 부분인데,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문제가 된 지분투자 방식은 공동지분등기라고 해서 해당 토지의 다른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지만 토지를 팔 수 있는 것이다.
지분투자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만 있는 것이 아닌데, 공동지분등기로 지분투자는 정말 말려야 하는 투자방식 중의 하나이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을 가족들이 공동 등기하는 경우에나 사용되는 것인데,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이를 악용한 것이다.
공동지분등기로 토지 투자를 한 경우라면 땅값이 오르더라도 문제다. 먼저는 팔려고 해도 팔기가 어렵다. 해당 토지에 대한 내 지분을 팔아넘기더라도 구매자는 토지의 다른 소유자의 지분까지 사야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에 토지의 다른 지분 소유자가 자기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하면? 나에게 지분을 산 돈을 그대로 날리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지분등기로 지분 투자해서 투자한 땅은 팔려고 해도 팔기가 어렵고 팔더라도 현재 시세대로 팔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땅은 말 그대로 헐값에 팔아넘겨야 팔 수가 있다.
나는 이 짜증나는 공동지분등기 방식의 폐해를 자동차 구매 사기를 당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제대를 하고 취미로 닭꼬치 푸드트럭 장사를 하려고 했다. 여윳돈이 있었기 때문에 푸드트럭을 구매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기꾼의 도움을 받았다. 사실 이때는 사기꾼인줄 알지 못했다. 1년간 작업을 당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차 보험료가 많이 나왔는데 사기꾼은 이 보험료가 많이 부담될 것이라면서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서 1%는 자신의 지인과 지분등기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해봐야 500만 원 조금 넘는 푸드트럭이라 나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이렇게 푸드트럭의 99%의 지분은 내 소유가 되고 1%는 사기꾼의 지인 소유가 되었다.
문제는 사기꾼의 정체를 알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 내색은 안 했지만 뒤가 워낙 더러웠던 사기꾼이 나에게 부동산 사기, 자동차 사기, 투자 사기 등의 못된 짓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돈 몇천만 원 보다 사람을 잘못 믿어서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에 분노했다. 죽는 것이 더 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시절이었다. 신께서는 나에게 기회를 주셔서 살아내야 하는 이유를 주셨다.
나는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내가 눈치챘다는 것을 숨기고, 사기꾼과 엮여있던 것들을 하나씩 회수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과정에서도 엄청난 손해를 봤다.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지분등기로 묶인 푸드트럭이었다. 푸드트럭의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었지만 지분등기였기 때문에 사기꾼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내 푸드트럭을 내가 몰더라도 나를 법적으로 옭아맬 수도 있을 터였다. 그래서 급하게 판매하기로 마음먹었다. 푸드트럭을 시세보다 비싸게 산 것보다 1%가 묶여있었기 때문에 사기꾼에게 서류를 요청해야 했다. 언제 도망칠지 모르는 사기꾼 때문에 나는 푸드트럭을 헐값에 내놓아야 했다. 1% 지분을 가진 사기꾼에게 채무와 세금 연체가 있어서 푸드트럭의 등기부를 보니 압류된 흔적이 있었다.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결국에는 헐값에라도 팔아넘겼지만 거래하면서도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기꾼은 내가 제대 기념으로 사드린 어머니 차마저도 중고차 딜러와 짜고 바가지를 씌웠다. 나는 직접 사기를 당하면서 공동지분등기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얼마나 짜증이 나는 등기 방식인지 직접 몸으로 느낀 것이다. 내 돈으로 샀는데 내 것을 사용한다고 도둑놈이 된다면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공동지분등기는 매우 복잡하다.
사실상 지분투자는 실제 사용하려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분투자로 구매한 땅 위에 집을 지으려고 한다고 해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말이다.
지분투자라고 하면 공유지분등기, 공동지분등기, 총유가 있다. 공유지분등기는 내 지분만큼 사용, 처분할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주식처럼 내 지분만큼 사고 팔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반면에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문제가 되었던 공동지분등기는 다른 지분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팔 수 있고 사용할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내가 말한 앞의 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총유라고 하면 종교나 동창회 등으로 단체 명의로 된 등기방식을 말한다. 우리 투자자들은 해당이 안 되는 등기방식이다. 우리는 공유지분등기, 공동지분등기만 잘 구분하면 되는데 요즘은 기획부동산 업체들에서도 공유지분등기로 갈아타는 추세라고 한다. 워낙 TV나 신문 기사들에서 보도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지분투자가 나쁜 것은 아닌데, 워낙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이를 악용해왔기 때문에 매우 인식이 나빠진 것도 사실이다. 공유지분등기방식의 지분투자라고 하면 소액투자자도 토지 투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소액으로도 수익을 낼 수가 있다. 이것은 카페에서 파는 케잌 한 판으로 비유를 하기도 한다. 케잌 한 판의 가격은 서민들이 사 먹기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케잌 한 판을 다 사는 것이 아니라, 케잌을 조각내어서 저렴하게 한 조각씩 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도 통째로 사려고 하면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기 때문에 지분투자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처럼 지분투자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공유지분등기라면 좋은 투자의 수단인 것이다.
토지 투자에 있어서 굳이 공유지분등기방식으로 지분투자하는 이유는 단 돈 몇백만 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토지 투자가 대박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돈이 부족해서 투자를 못하는 경우에 맞는 투자 방법이다. 전부 내 소유면 어떻고 지분 소유면 어떻고 상관없다. 투자의 목적은 사실상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하게 지분투자를 하려면 공유지분등기로만 진행하시라고 당부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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