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가 있는 땅에 투자해도 될까?
묘가 들어서 있는 땅을 우리는 묘지라고 한다. 이는 지목 자체의 이름도 묘지인데, 보통사람들은 묘지 땅에 투자하기를 꺼려한다. 이는 묘지 땅이 주는 음침한 느낌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터넷에 잘못 알려진 정보들로 인해 묘가 들어서 있는 땅은 무조건 투자 목록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글들 때문인 것 같다.
지금도 안전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질문 한 가지 하고 싶다. 과연 그럴까? 묘가 들어서 있는 묘지라고 해서 무조건 개발이 안 될까? 혹은 개발이 되더라도 묶이거나, 수익을 가져다주기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나는 불과 얼마 몇년 전까지만 해도 지목이 묘지인 땅들이 상업지로 바뀌는 모습을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수십 배 오르는 경우도 많이 보고 있다. 묘지인 땅이 경매장에 나와, 애시당초 감정가보다 26배나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도 본다. 왜 그럴까? 인터넷에 흔히 알려져 있는 경우라면 묘지 땅에 투자했을 시, 애물단지가 될 확률이 높은데도 말이다. 이것은 토지 투자에 있어서 지목이 땅의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 내가 투자하려는 땅이 임야이든, 대지이든, 논, 밭, 묘지이든 가격만 오르면 됐지, 지목이 무슨 상관인가? 그냥 내가 투자한 값보다 비싼 값에 팔린다는 보장이 되어 있는 땅이라면 그냥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그 땅이 묘지이든, 구거이든 무슨 상관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토지의 위치이며, 이를 토대로 분명히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로 할 땅이라는 증거만 있으면 된다. 즉, 누군가가 꼭 써야만 하는 위치의 땅이라는 증거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목이 아니고, 해당 지역에 개발 호재가 있는지, 그리고 그 개발 호재에 따라 개발축 안에 있는 땅인지가 중요하다. 묘지냐, 아니냐는 토지 투자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아니라는 말이다. 더 풀어서 설명해볼까? 사람들이 묘지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자기 소유의 땅이라고 해도 남의 묘가 들어서 있다면 이 묘를 함부로 옮길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이것은 사회적인 시선이나, 개인의 도덕적 기준 때문에 묘를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분묘기지권'이라고 해서 권리가 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묘기지권이란? 남의 땅을 묘지로 쓰더라도 일정한 조건이 되면, 땅의 원래 주인도 그 묘를 어떻게 하지 못하는 법을 말한다. 분묘기지권이 해당되는 묘지는 땅의 소유자가 해당 묘지를 옮기려고 하거나, 개장을 하려고 해도 묘지 소유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 땅에 있는 묘인데,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한다니? 아니 무슨 법이 이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내 땅에 있는 묘라도 분묘기지권이 해당되는 묘라면 옮길 때 묘지 소유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때 묘지 소유자는 보통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묘지 소유자가 땅의 원래 주인에게 묘를 옮기는 비용을 무리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주인 입장에서는 매우 분노할 일이다.
분묘기지권의 성립 조건은 묘를 짓고 20년이 지나거나, 토지의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묘를 지은 경우, 혹은 토지의 주인이 묘를 설치했을 때 해당 토지 매매 시, 별다른 특약 없이 토지만을 판매한 경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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