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값이 만들어지는 원리
땅값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세상에 땅은 정말 많다. 같은 모양의 땅이라도 그 값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같은 지역의 땅이라고 하더라도 '돈이 되는 땅', '돈이 되지 않는 땅'이 있다. 세상에 똑같은 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모양, 같은 지역의 땅이라고 하여도, 그 위치가 같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땅의 가치는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땅값을 설명하기 위해서 먼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조선시대에는 좋은 논의 경우, 수확물에서 보통 70~80%를 소작료로 거두어들였다고 한다. 소작인들이 농사를 지으면 수확물의 거의 대부분을 지주들이 가져가는 시절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농사를 직접 짓는 소작인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남의 땅이라고 하지만 힘들게 농사를 지어 얻은 수확물의 대부분을 지주에게 주어야 한다니... 예나 지금이나 지주의 위상이 하늘을 찔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시대에, 13대를 이어내려왔다고 전해지는 유명한 최부자 집은 소작인들을 배려해서 40% 정도만을 소작료로 거두어들였다. 최부자 집은 다른 지주들의 절반 수준만 소작료로 거두어 들인 것이다. 최부자 집안이 왜 '선한 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땅의 임대료를 다른 말로는 지대라고 한다. 땅을 빌린 소작인이 한 마지기당 4가마를 수확해서 2가마를 지주에게 소작료로 주었다면, 1가마당 15만 원으로 쳐서 30만 원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땅의 임대료, 즉 지대는 1마지기당 연 30만 원에 이르게 된다. 이 경우 땅값은 소작인들에게 앞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지대를 모두 합한 값이 되는 것이다. 쉽게 계산해서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바꾸어 보자. 이자율를 거꾸로 적용하여, 첫 번째 30만 원을 받은 것을 이자율 10%로 계산해보자면 모두 합해서 300만 원에 이른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땅값은 지대를 이자율로 나눈 것이 된다. 조선시대처럼 다른 영향이 크지 않은 때라면 이런 계산이 가능하다.
조선시대가 아닌, 요즘은 어떨까? 지대와 이자율이 변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땅의 가치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땅값이 설명될 수가 있는데, 땅값이 오른다는 것은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지대가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에 10만 원짜리가 100만 원이 될 수가 있고, 1000만 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수도권쪽의 땅의 가치가 오르는 이유는 앞으로 토지의 사용가치가 커져감에 따라 지대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땅값은 믿음, 즉 확실치 않은 예측에 의해서도 정해진다. 그러므로 땅값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땅값이 좌우되기도 하는데, 그들이 특정지역의 땅에 대한 전망을 내놓으면 그 전망이 땅값을 정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실거래가와 호가가 차이나는 이유이다.
땅값에 있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조금 다르게 적용이 되는데, 일반 재화는 공급에 의해 그 가격이 영향을 받지만, 땅값은 공급을 늘리게 되어도 그 값이 내려가지만은 않는다. 땅값을 내리기 위해서 추가적인 개발을 해서 공급을 늘렸는데, 오히려 인프라가 더욱 좋아져서 해당 토지의 사용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전체적으로 땅값이 올라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여기서 땅값이 상승할 수 있는 특징은 어떨까?
첫 번째,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내의 사회간접자본이 많아지면서 그 땅값 상승폭이 커진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서울의 명동은 지대의 상승률이 가장 크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그것이 땅값에 반영되게 된다. 같은 재료로 만든 건물이라고 하여도 지역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싸고 저렴하고, 그 값이 다른 것처럼 부동산의 가치, 가격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땅값이다. 강남에 들어선 건물이냐, 지방에 들어선 건물이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 땅값의 변화는 두드러진다
예측에 영향을 받는 땅값은 오르고, 내리고 그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것은 과거 역사로 보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땅값이 뛰었던 것과, IMF를 거치면서 땅값이 폭락했던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땅값은 점진적으로 변화한다기보다는 계단식으로 변화하는 쪽에 조금은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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