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원짜리 소자본 창업
‘지금이라도 시작해야지’ 정신을 차려보니 내 통장에는 7만 원이라는 돈이 남아있었다. 물론 이정도 돈으로 창업을 한다는 것이 무리인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에 무엇이라도 시작하고 싶었다. 이미 회사생활로 1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여유가 없었다. 나는 7만 원으로 당장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선택한 것이 양말이었고, 이 생각을 하기까지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곧장 양말을 샀다. 10켤레 1묶음에 3500원, 이것을 저렴하게 5000원에 팔겠다는 생각이었다. 한 200켤레 샀던 것 같다. 매대를 사면 양말을 살 돈이 모자라지기에 그냥 양말만 사서 봉지째 들고 팔 계획이었다. 나는 양말을 사들고 거리에 나섰다. 나는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생각지 않고 외쳤다. “양말 한 켤레 500원이요!” 당연히 사람들은 나를 그냥 못 본 듯하며 지나쳤다. 얼마쯤 지났을까. 한 아주머니가 양말에 관심을 가졌다. 나는 처음에 아주머니가 나를 불쌍히 여겨서 양말을 사려고 한줄 알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니었다. 그 아주머니는 1켤레당 350원 하는 싸구려 캐릭터 양말을 보고는 ‘다른 양말은 없냐’고 물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 없다고 했고 아주머니는 그렇게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양말 1켤레에 500원이면 저렴하니까 누구 하나라도 살 것임을 확신하면서 부지런히 외쳤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동대문 종합쇼핑몰에서 외치니 오가는 사람들이 간간이 내가 파는 양말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양말을 샀다. 내 인생 첫 매출이었다. 나는 이때 번 몇백 원, 몇천 원이 회사에서 매달 받는 월급 110만 원보다 훨씬 기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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