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준비] 계획이 있어도 방황합니다
어쩌다 직장인
나는 분명 패션쇼핑몰 창업을 하려고 취업을 했는데, 직장 생활을 하고 나서는 점점 ‘이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서 승진을 하고 성공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사장님의 희망고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때 정말 열심히 일했다. 다른 직원들보다 더 나은 직원이 되기 위해서 심부름을 할 때에도 다른 직원이 담배피고, 쉬고, 걸어서 다녀올 때 나는 뛰어서 다녀왔다. 별다른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열정’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니 실제로 일도 잘하게 되었다. 거래처에서는 나를 스카우트하고 싶어서 월급을 더 주겠다던가, 더 나은 교육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나는 그때 다른 회사로 가지 않는 것을 충성심이라고 생각하고 회사에도 말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그 회사’에서 일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회사는 무관심하더라. 당연하지.
그때 20살 나의 꿈은 패션쇼핑몰 사장에서 원단회사 사장으로 변경이 되었다.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서 승진을 하고 나중에는 사장이 되겠다는 생각말이다. 지금 와서 보면 가장 실현이 힘든 이 목표가 그때는 가장 안전한 목표로 여겨졌었다. 그래도 사장님에게 잘 보이면 안전하게 도와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이었지만 실제 나의 생각은 그랬다.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길로 가려고 했었는데, 그 길이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정말 위험한 길이니까. 나는 20살 때 직장생활을 통해, 직장생활만으로는 자수성가할 수 없다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인생에 1년, 배우지 못했고 돈도 벌지 못했던 아까운 시간이지만 이 깨달음 하나로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직장 생활을 해보니 세전 월급 130만 원에 안정감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당장 열심히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사장님이 도와줄 것이라는 한 줄기 희망 때문인지 나는 어느덧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패션쇼핑몰을 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못해서 퇴근을 하고 새벽까지 가끔 동대문 새벽시장에 들러서 옷을 보고는 했다. 나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원단에 대한 공부도 하고 말이다. 나는 이때 장사, 사업의 기본을 몰랐다.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말이다. 멘토를 찾는 방법마저도 몰랐던 시절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방법을 물어보긴 보는데, 다 고만고만한 주변 사람에게만 물어보니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 20살 청년이 한 번 잘 살아보겠다고 서울와서 고생하는 것을 보며, 회사 사람들은 퇴근을 하면 나와 술을 마시자고 했다. 혼자 서울 올라와서 외로울 것 같아서 나를 챙겨준 것이다. 이렇게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창업을 하려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현실은 직장인이 되어 있음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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